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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정보

셰이더 컴파일 너 뭐야?

by 신나요 2025. 4. 6.

🎮 "셰이더 컴파일 중..."이 진짜 의미하는 것

게임을 처음 실행할 때,
"셰이더 컴파일 중..."이라는 메시지를 본 적 있으신가요?

처음엔 ‘그래픽 준비하나 보다’ 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컴파일 시간이 길어지거나 게임이 버벅거리기 시작하면
슬슬 불편함이 느껴지기 시작하죠.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셰이더 컴파일? 이거 결국 프로그램 컴파일 아니야?"
"이걸 왜 내가 해야 하지?"

그리고 혹시…
일부러 어렵게 말해서 유저 불만을 줄이려는 의도는 아닐까?


셰이더란 무엇인가요?

셰이더(Shader)는 GPU에서 실행되는 그래픽용 프로그램입니다.
쉽게 말해, 게임에서 보이는 다양한 시각 효과—빛 반사, 그림자, 물결, 표면 질감 같은 것들—을 구현해주는 코드입니다.

셰이더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언어(GLSL, HLSL 등)로 작성되며,
이걸 GPU가 이해할 수 있도록 컴파일한 뒤 실행하게 됩니다.


셰이더 컴파일 = 프로그램 컴파일

사실, 셰이더 컴파일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프로그램 컴파일"과 거의 다를 게 없습니다.

  • 셰이더 코드 = 그래픽 전용 코드
  • 컴파일 = GPU용 바이트코드로 변환
  • 목적 = 빠르고 최적화된 실행

다만 일반 프로그램은 보통 빌드할 때 한 번만 컴파일하지만,
셰이더는 게임 실행 중에도 컴파일을 다시 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게임 실행 시 셰이더를 컴파일하는 이유

1. 유저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

같은 게임이라도 유저마다 사용하는 그래픽카드와 드라이버가 다릅니다.
NVIDIA, AMD, Intel 등 제조사도 다르고, 드라이버 버전에 따라 지원하는 기능도 다릅니다.

이런 환경에서 개발자가 미리 컴파일한 셰이더
모든 유저 환경에 100% 호환되지 않을 수 있어,
런타임 컴파일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습니다.


2. 셰이더 조합(Variant)이 너무 많다

  • 그림자 ON/OFF
  • 반사효과 ON/OFF
  • 스킨/금속 재질 등

이런 조합이 수천, 수만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조합을 미리 컴파일해서 포함시키면 용량 폭발, 로딩 시간 증가, 메모리 낭비가 생기죠.

그래서 실제로는
필요할 때만 셰이더를 컴파일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3. 셰이더 컴파일은 CPU에서 수행된다

셰이더는 GPU에서 실행되지만,
컴파일은 CPU에서 처리됩니다.

그래서 CPU 성능이 낮은 유저일수록 셰이더 컴파일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게임 실행 첫 화면에서 수 분간 멈춰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왜 "셰이더 컴파일"이라고 말할까?

여기서 흥미로운 포인트가 생깁니다.

사실 개발자는 정확히 말하면
**“지금 GPU용 프로그램을 컴파일 중입니다”**라고 해야 맞습니다.

하지만 유저에게 그렇게 설명하면?

"내가 왜 니네 프로그램을 컴파일해야 돼?"
"내 컴퓨터로 니네 빌드 돌리는 거야?"

이런 반발이 생길 수 있죠.

그래서 **"셰이더 컴파일"**이라는
좀 더 기술적이고, 낯선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유저의 반응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겁니다.


셰이더 컴파일은 피할 수 없는가?

요즘은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 프리셰이더 캐시 시스템: 처음 실행 시 필요한 셰이더 미리 컴파일
  • 캐시 저장 & 재사용: 한 번 컴파일한 건 다음엔 다시 안 함
  • Steam 클라우드 셰이더 캐시: 전세계 유저의 컴파일 결과를 공유해서 속도 개선

하지만 여전히 많은 게임에서
첫 실행 시 셰이더 컴파일 지옥을 겪는 유저가 존재하는 건 사실입니다.


용어는 기술이자 마케팅

셰이더 컴파일은 명백히
GPU용 프로그램 컴파일입니다.

다만 이 과정을 "셰이더 컴파일"이라는 용어로 표현함으로써
유저의 이해보다는 반발을 줄이고자 하는 의도도 다소 엿보입니다.

이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쩌면 "기술과 현실 사이의 타협",
혹은 "개발자와 유저 사이의 언어 정치"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셰이더 컴파일 문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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